프리드리히 니체가 구분한 사람의 세 단계 : 낙타, 사자, 어린이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 아래 링크)는 1844년에 태어나 1900년에 생을 마친 19세기 독일의 철학자이고 문학자입니다. 그는 시인이고 작곡도 직접 한 음악가이기도 하지만 특히 철학 부문에서 현대 인문학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의 철학사상은 인생, 도덕, 종교, 예술, 정치 등 다양한 주제로 시대를 초월하는 이념을 전개하여 실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등 현대 철학과 현대 문화 사상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니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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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목사인 아버지와 다른 지역의 목사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그가 다섯 살 때에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부유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생각이 깊었고 학교 성적도 좋았는데, 특히 고전문헌학에 능해서 24살의 어린 나이에 스위스 바젤대학교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니체는 30살 정도 나이가 많은 당대의 유명한 작곡가 바그너와도 각별한 친분을 나누며 철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 니체는 이 작곡가를 만나기 전에 이미 그의 곡들을 피아노로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기독교에 대하여 회의적이었기 때문에 바그너가 기독교 예술관을 추구하자 두 사람의 사이는 틀어졌습니다.
니체의 주요 철학사상으로 '신은 죽었다'라는 개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은 종교적 이념이 사회에 더 이상 의미가 없어 인간이 신을 죽였다는 것을 뜻합니다. 기독교 신에 대한 믿음이 없어 신에게 복종할 수 없으니 인간은 신을 죽여버렸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신 없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여 살아갈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 니체의 사상입니다. 신은 절대적 가치였지만 이 신이 사라진 이상 인간은 목적의식 없이 살아야 할 허무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절대적 가치가 없다면 인간의 삶은 허무를 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살아가기 위하여 이 허무주의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니체는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삶에의 의지'라는 개념에 심취하여 '힘에의 의지'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니체의 이 개념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치들 가운데서 나의 평가를 통해 나온 새로운 가치가 더 높은 곳에 있게 하려는 의지를 뜻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만든 가치들이 서로 경쟁을 하며 자극을 받아 더 높은 가치가 창출될 것이고, 그래서 내가 만든 가치는 더 높아져 이 높아진 가치로 나의 삶을 살아가려는 의지가 곧 니체가 말하는 '힘에의 의지'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가치들은 더 높은 가치로 나아가기 위하여 언제든지 파괴될 수 있습니다. 니체의 이 사상에서는 신, 도덕, 국가 등에 관한 기존의 이념들이 절대성을 상실하게 됩니다.
니체의 철학 사상으로 '영원 회귀' 또는 '영겁 회귀'를 들 수 있습니다. 이 말은 한정된 공간 속에서 에너지가 무한히 동일한 순서로 반복된다는 에너지 보존법칙에 근거하여 나온 개념으로, 동일한 것이 영원히 반복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는 니체에게서 허무주의를 말할 수 있는 한 예가 됩니다. 이 철학자는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영원 회귀'를 기본 개념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니체는 '초인'을 뜻하는 '위버멘쉬(Ubermensch 또는 Overman)'에 대하여도 말했습니다. '위버멘쉬'는 어떤 절대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인간상입니다. 이 인간상은 그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언급됩니다. 이 작품에서 니체는 사람의 단계를 낙타, 사자, 어린이로 구분합니다. 낙타의 단계에 있는 사람은 무거운 짐을 싣고 사막을 건너면서도 반항하지 못하고 상황에 그저 순응합니다. 사자의 단계에 있는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반항합니다. 이 단계의 사람은 못마땅한 상황을 강력하게 부정하면서 고통과 허무를 느끼기만 하고 그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못합니다. 어린이의 단계에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가치를 만들고 삶을 즐깁니다. 니체의 '위버멘쉬'는 이 어린이의 단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니체가 제시한 모든 개념들은 궁극적으로 삶에 대한 개방적인 태도를 강조합니다. 그는 삶의 허무를 야기하는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인간의 힘과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면으로 인하여 그의 철학 사상은 현대의 사상사와 문화사, 정치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